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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레나 “陸여사가 내린 방송금지, 이후락씨가 풀어줬다”

primarosa 2023. 4. 9. 09:33


 가수 김세레나에게 ‘건강하시냐?’는 질문은 실례였다. 투피스 차림 속에 숨겨진 몸매는 탄력이 넘쳤고 목과 손에는 주름조차 없었다.

 ‘갑돌이와 갑순이’ ‘새타령’ ‘까투리 사냥’ 등으로 사랑받은 ‘민요의 여왕’ 김세레나(본명 김희숙·62). 김세레나는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 두베홀에서 어버이날 기념 ‘효’ 디너 콘서트를 열고 전국투어에 나섰다.

 “평생 감기 한 번 걸린 적 없어요. 등산도 하고 가끔 골프도 치고 대학원(건국대)수업도 빠짐없어 나가요. 즐겁고 행복하게 사니까 세월 가는 걸 잊고 살아요.”

 1964년 동아방송 라디오 노래자랑 프로그램인 ‘가요백일장’에서 여고생 신분으로 수상하면서 가요계에 입문 1969년 첫 음반을 발표하고 정식 데뷔했다.

 스무살 안팎의 나이에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방송사를 누비면서 한 시절을 풍미했다. ‘성주풀이’ ‘짚세기 신고왔네’ ‘창부타령’ 등 히트곡이 담긴 100여장의 음반을 내면서 톱스타로 군림해왔다.

 “워낙 일찍 활동을 시작해서 민요라는 장르를 하다보니 제가 나이가 꽤 많은 줄 알아요. 그럴 때마다 어머니도 이제 갓 팔순이 넘으셨다고 얘기해요. 이미자 패티김씨가 제 선배잖아요.”

 70년대 인기절정기에 그녀가 정·재계 유명인사들의 사랑을 두루 받았던 건 유명한 얘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녀에게 ‘국보가수’라는 타이틀을 붙여줬고 노무현 전 대통령만 빼고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앞에서 노래를 했다.

 “70년대초 스무살 무렵 하루아침에 KBS MBC TBC 등 방송3사로부터 출연금지를 당했어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죠.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어요. 틀면 나오던 노래였는데 방송사 출연금지를 당하니 어린 나이에 충격이 컸었어요.”

 그 당시 고 육영수 여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세레나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이자 방송에 못나오도록 조치한 것이다. 며칠 뒤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이후락씨가 주최하는 파티에 갔다가 사정 얘기를 하자 방송금지 조치를 풀어줬다고 한다.

 “이후락씨와 제가 스캔들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건 아니었어요. 아버지처럼 편하게 보살펴주시는 분이었죠. 정·재계 내로라하는 분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건 사실이에요.”

 김세레나는 정계뿐 아니라 현대건설 정주영 회장, 동아건설 최원석 회장 등과도 친분이 깊었다. 중동의 대형건설공사 수주를 위해 바이어가 오는 파티 등에도 단골로 참석해 나름 외화획득에도 기여했다. 월남전 당시 가장 많은 위문공연 횟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언젠가 가수 조영남은 “김세레나가 조금만 늦게 태어났어도 한국의 마돈나가 됐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김세레나는 화통한 성격에 뛰어난 사교술까지 갖췄지만 남편복과는 인연이 없었다. 장성한 두 아들을 둔 그녀는 “한번 남자를 좋아하면 모든 걸 거는 성격인데 남자들은 나에게 상처만 남기고 떠났다”고 했다.

 이번 공연의 부제는 ‘민요 김세레나의 모든 것’ 민요뿐 아니라 가요 팝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선보인다. 개그맨 엄용수의 사회로 탤런트 백일섭 가수 조항조 등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가수 준비중인 아들 진의남도 어머니와 함께 무대에 서고 KBS 무용단과 합창단 등이 함께 한다.

 “오랜 세월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드려야죠. 저는 아낌없이 무대에 투자해요. ‘민요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에 추호의 부끄러움이 없어야죠.”

 오랜만에 만나본 김세레나는 과거형이 아닌 현재형 가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