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일의 첫사랑 혜화동 여인(上) "보름밤 대청마루에 잠옷 차림의 선녀가…" 원숙한 여인과의 사랑. 스탕달의 소설 『적과 흑』의 주인공 쥘리앵처럼, 신성일이 생애 처음으로 경험한 사랑의 형태였다. 1960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 지나면 크리스마스’라는 설렘이 가슴 속에서 요동쳤다. ‘로맨스 빠빠’에 출연하면서 나름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지만 신성일은 아직 초짜 배우의 티를 벗지 못했다. 외로움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당시 신필름에 정동일이라는 견습 배우가 있었다. 나이도 같고, 처지도 비슷해 신성일은 동병상련을 느꼈다. 두 사람의 호주머니는 늘 궁색하기 짝이 없었다. 신성일은 5만환이라는 비교적 많은 월급을 받았지만 돌아서면 돈은 눈녹듯 사라졌다. 신필름에서 신성일에 대한 월급 지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