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짙은 문자로도 이혼 사유 ? 어디까지가 외도 일까 ?

애정짙은 문자로도 이혼 사유 ? 어디까지가 외도 일까 ? 

 

직장인 10명 중 3명 가량(29.7%)이 직장 내에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오피스 스파우즈‘(office spouse)가 있다는 취업포털의 조사결과가 있다.  

오피스 스파우즈의 경우 친밀한 관계속에 정신적인 교류만 나눌 뿐, 따로 만나거나 육체관계까지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외도는 아니라고 당사자들은 말한다.  

하지만 육체관계가 없는 정신적 외도만으로도 부부 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하는 부류도 있다. 

 

팝스타 마돈나와 염문설이 돌았던 야구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마돈나에게 '정신적 동반자'라고 표현한  편지를 이유로 결혼 생활 6년동안의 수입중  절반인 7000만 달러를 위자료로 지불한 사례가 화제가 되었다. 

최근 우리 법원도 성적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한 증거는 확실하지 않지만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수위 높은 문자를 주고받은 것은 혼인파탄의 원인이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보험 판매가 부업인 남편 A씨는 신혼 초부터 회식이나 고객 유치를 이유로 밤늦게 귀가하거나 외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아내 B씨는 남편 A씨가 고객 C녀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있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하게 되었다. A씨는 C녀와의 외도 사실을 인정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지만 그 후에도 A씨와 C녀는 서로 ‘자기’라고 부르고 ‘뽀뽀하고 놀자’는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 문자를 발견한 아내 B씨는 남편인 A씨를 추궁한 끝에 결국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혼 사유로 규정한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라 함은 간통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 간통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어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포함하며, 이 같은 부정행위 등으로 인해 원고와의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었음에도 관계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가정생활을 소홀히 하였기 때문에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은 남편인 A씨에게 있어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우리 민법에서 정한 재판 상 이혼 사유 6가지는 “1. 배우자의 부정행위,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또는 시부모, 장인 또는 장모)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자기 부모가 배우자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 생사가 3년 이상 불분명할 때, 6. 기타 혼인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첫 번째로 꼽는 것이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이다.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는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원인이 되는 상황도 포함하고 있다. 이혼전문변호사들은 “민법상 ‘부정행위’는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못한 행위를 뜻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며 ‘부정행위’가 이처럼 포괄적인 개념이라는 것은 설령 남녀 간의 신체적인 관계가 없었더라도 부적절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면 이 역시 부정행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어 간통 고소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거나 부정한 행위를 입증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재판상 이혼의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 증거는 상당히 많다”고 말한다.  

 

최근 외도에 따른 위자료 청구는 배우자와 상간자는 물론 외도를 도와준 사람에게도 청구할 수 있으며 상간자의 경우 상대방이 가정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남, 녀 관계를 가졌다면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배우자의 외도나 간통 사실을 알고도 책임을 묻지 않고 혼인관계를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라면 간통죄로 고소할 수 없다.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이혼소송을 청구하려면 그 행위를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 그 이혼사유의 행위를 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외도 여부는 위자료에만 상관되며 이혼재산분할은 서로 상관관계가 없다. 최근 이혼재산분할제도는 부부가 함께 일군 재산을 청산하고 이혼 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일방에 대한 부양까지 감안해 법원이 판단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