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도 배우자의 상간자에 대해 소송 할 수 있다

사실혼도 배우자의 상간자에 대해 소송 할 수 있다 

​ 

​ 

사실혼 관계를 맺고 몇년간 동거해온 배우자가 외도를 했습니다. 혼인신고를 하지않은 법적 부부가 아니기에 위자료를 청구할 수는 없나요 ? 사실혼의 배우자는 아무런 권리도 주장하지 못한채 그냥 넘어가야만 하는 걸까요 ?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혼상의 동거인도 상간자 소송이 가능합니다. 

​ 

 

대형 한정식집을 경영하는 민수(가명, 55세)씨와 지혜(가명, 52세)씨는 다른 식당에서 메이트로 같이 일하다가 사귀게 된 사이입니다. 늦은 나이에 만났기에 보자마자 전기가 통해 동거에 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두사람은 자기의 장기를 살려 식당을 개업했습니다. 민수 씨는 주방에서, 지혜 씨는 홀에서 열심히 일하다보니, 한정식집은 얼마안가서 인터넷에도 등장하는 유명 맛집으로 성장했습니다. 사업장 규모가 커지고 종업원 숫자도 늘어가면서 지혜 씨는 영업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골프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골프장에서 만난 연하의 트레이너와 바람이 나, 급기야 민수 씨에게 헤어지자고 요구했습니다. 

 

사실 민수 씨는 몇 주 전부터 동거녀인 지혜 씨가 식당을 비우고 잦은 외출을 하는 것에 의아심을 가졌습니다. 의심은 결국 현실로 나타났고 민수 씨는 ‘뒷통수를 맞은 것 같은 충격과 배신감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결혼식을 치른 부부도, 혼인 신고를 한 사이도 아니어서 민수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식당고객으로 자주 찾아온 법대교수는 민수 씨에게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사실혼 관계의 동거인도 상간녀, 상간남에 대해 위자료청구소송과 재산분할 청구소송이 가능해요.” 

 

 

사실혼 배우자의 불륜에 대한 고통-배신감도 법률혼과 같아  

 

 

먼저 ‘사실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혼이란 혼인의 실질은 갖췄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법률상 혼인으로 인정되지 못하는 남녀의 결합입니다. 물론 단순한 불륜관계, 야합과는 구별됩니다. 사실혼의 당사자들은 법률상 부부가 아니기에 상대방의 자의적인 사실혼 파기로부터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며, 서로 법정상속권을 갖지 못하고 자녀들도 적출자로서의 지위를 갖지 못합니다. 

 

그러나 학설과 판례는 사실혼에 대해 혼인신고를 전제로 하지 않은 혼인의 효력을 인정합니다. 서로가 동거·부양·협조·정조 의무를 지며 이를 위반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고, 일상가사에 관한 대리권과 일상가사채무에 대한 연대책임 등이 있다는 것입니다.  

‘민법’ 이외의 특별법에서는 사실혼을 법률혼과 같이 보호함으로써 법률혼주의의 헛점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또 ‘근로기준법’,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사립학교교원연금법’, ‘선원법’에서는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배우자로 보고 각종 유족연금 등을 받을 수 있게 합니다. (참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즉, 민법에 근거하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에서도 상간자 소송이 가능하며 재산분할 청구소송도 가능합니다. 다만 이혼소송은 불가능합니다. 

 

‘사실혼’ 입증에 필요한 증거 

 

사실혼 관계를  입증하려면 무엇을 갖춰야 할까요 ? 먼저 양가의 부모 형제들이 서로가 부부라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충분한 소송 조건이 됩니다. 그래서 단 둘이 깊은 산골짜기에 살고 있었다면 사실혼 관계 입증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산형성에 두 사람이 함께 기여했다는 자료, 공동 생활비를 사용한 흔적, 배우자 가족 행사에 참여한 사진, 부부자격으로 주변 사람들과 함께한 여행 사진, 동호회나 이웃사람의 진술 등도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증거를 확보하려면 수 년 간 동거생활을 했어야 합니다. 

 

가장 확실한 증거는 일가친척이 모두 포함된 결혼식 단체사진이었습니다. 민수 씨의 경우 식당종업원들의 진술, 여행사진, 공동생활비 저축 내역 등 증거가 차고 넘치니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이네요.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다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배우자의 외도에 주장할 권리가 없는게 아닙니다. 그런 형식절차가 없었다해서 외도 피해자의 고통과 배신감이 법률혼 부부들보다 적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